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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3화~4화] 다가오는 신부들, 그리고 싹트는 우정과 우울

리뷰 코멘트

이모의 농간으로 사채업자 깡패들에게 납치되었던 은탁을 구해낸 도깨비와 저승사자..

도깨비 신부를 구하기 위해 어두운 가로수길을 가로질러 걸어오는 롱코트의 두 남자의 멋진 모습은 나중에 이 드라마 안에서도 패러리 될 정도로 명장면 중에 하나로 꼽히는 최고의 1분이었죠.

결국 이 일은 은탁과 김신, 왕여가 가까워질 수 밖에 없는 획기적인 계기가 됩니다. 

  

(도깨비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 공유의 버버리 견장코트가 인상적이네요)


은탁의 이모는 이번 일로 사채업자에게 더 쫓기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도깨비에 의해 벌을 받고 집도 절도 없이 헤매다 철장 신세를 지게 되고, 은탁은 보증금까지 갖고 튄 이모 때문에 노숙자 신세가 되기 직전이 되고 맙니다만, 이것이 바로 은탁이 도깨비 신부라는 것을 밝혀야 할 어쩔 수 없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한 마디로 개연성이죠.

  

조실부모,사고무탁하고 이제 갈 곳도 없는 은탁은 작정을 하고 아예 자신을 데려가려던 저승사자가 동거인으로 있는 황당한 도깨비 소굴로 찾아옵니다.

그리고 마침내 곧바로 김신의 가슴에 꽂혀있는 검을 가리키며 자신이 도깨비 신부의 자격이 있음을 드러냅니다. (사실 은탁은 이 검을 처음부터 볼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러니까 김신의 입장에서는 드디어 신부를 찾은 것이죠. 아니, 신부가 제 발로 찾아온 겁니다.

 


아예 같이 살게 해달라고, 갈 곳 없으니 살려달라고, 자신을 데려가려던 저승사자가 있는 도깨비 소굴로 들어가게 해달라고 간청하는 은탁을 보며,, 도깨비 김신은 형언할 수 없는 복잡한 심경에 빠지게 됩니다.

이러한 와중에 아이러니하게도 도깨비 입장에서 푸념을 통한 의지(?)가 되는 대상이 바로 저승사자 왕여였습니다. 이들 간에 드디어 미운정을 바탕으로 한 짖궂은 우정이 싹트기 시작한 것이죠.  

그러나 어쨌든 이들은 모두 우울하고 복잡한 마음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신부, 막상 영생을 끝내고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도 심란한 도깨비는 조울증에 시달리며 이상 기후를 남발하게 되고..

막상 대박난 거처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된 은탁은 변덕스런 날씨를 남발하며, 자신을 마냥 기다리게 하는 김신 때문에 정작 이러다가 소박맞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휩싸여 장초를 왕창 사다가 촛불을 켠 채 동시다발로 도깨비를 소환할 준비를 하고..

덕화는 카드 때문에 이러한 은탁을 에스코트하고 장초와 같은 소품들을 사다주러 다녀야 하고..

  

  


그런데 여기에 저승사자 왕여까지 전생의 신부인 써니와 맞닥뜨리게 되어 혼란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물론 (아무리 바보 목석인 저승사자라도) 써니같이 매력적인 여성이 입술도장으로 날인한 연락처를 기 때문에 심쿵한 것이 아니라 잊혀진 비극적 전생의 기억 틈바구니 속에서 가슴으로 이내 파고드는 알 수 없는 애절하고 먹먹한 울림 때문이었겠죠.

  

드라마 도깨비 3화, 4화는 이러한 애닯은 분위기 속에서도 여러 가지 코믹적 에피소드 요소들이 혼재된 회차였습니다.

그러나 인간과 신의 중간계에 존재하는 이명의 존재들이 좌충우돌하며 전전긍긍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을 통해 사랑과 운명, 그리고 만고에 얽힌 업의 실타래를 만들고 플어나가야 할 복선을 보여준 회차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939살 먹은 김신의 술주정 장면만 놓고보면 그냥 옆집 오타쿠 삼촌같은 모습(그냥 애어른 같은 인간적인 모습)일 뿐이었습니다.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그를 끌어당기는 소녀..

도깨비 김신의 심장은 쿵쿵 뛰기 시작합니다..

이런 이유로 도깨비는 이제 길고도 행복한 슬픔 속으로 빠져듭니다.

첫사랑이었으므로..